Textures of Seeing: 시선의 질감들
공간 대신 화면에서 만나기, 시선의 머무름 속에 살기
... 황은실의 회화 작업은 존재하기를 향해 열린 곳을 기억의 공간 대신 눈의 공간으로 삼는다. 작가는 그곳에 공간의 깊이감을 환영적으로 조성하는 대신 창을 만든다. 스크린샷으로 저장한 이미지들을 배치하는 과정과 작품에 나타난 풍경의 모습만 봐도 작가에게 창은 중요한 모티프이다. 그런데 창을 그린다는 표현 대신 만든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가 창문의 대비되는 성격, 즉 시선-공간의 통과와 차단을 물성을 가진 캔버스에 표현했기 때문이다. 창문 내부에 보이는 것들은 들어갈 수 없는, 오로지 시선으로만 만나는 대상이다. 디지털 이미지로 보는 이미지 또한 그렇다. 저장한 사진을 손가락으로 확대하는 동작이 그렇듯이, 물리적으로 차단된 거리를 우리는 손이나 시선으로만 접속할 수 있다. 캔버스 또한 마찬가지다. 내부가 뻥 뚫려서 보이지 않는 물성을 가진 캔버스는 그 화면 위에 붓질이라는 접촉의 감각이 올라가게 되면서 창이된다... read more
반영하는 창, 유동하는 몸
창에 비치는 풍경을 모티프로 실제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동시에 경험하며 유동하는 몸의 감각을 담아내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Flowing Window 시리즈라 부릅니다. 창에 비치는 풍경은 시선이 변화함에 따라 안과 밖의 풍경이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듯한, 운동성을 지닌 평면 이미지라는 점에서 저를 매료했습니다. 이러한 창에 비치는 풍경이 가지는 운동성과 유동성에 기대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모든 경험이 밀접하게 뒤섞이는 감각을 은유하고자 합니다
창에 비치는 풍경 모티프는 회화의 평면을 인식하는 제 감각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제게 회화의 평면은 현재의 감각을 투영하는 장소로 여겨지고, 때문에 캔버스를 대면하는 그 순간 제 몸에 진동하는 감각이 마치 창에 맺히는 상이나 자국처럼 남게 됩니다. 이 때 가상처럼 존재하는듯한 제 안의 경험들이 현실의 물질과 만나는 순간에 집중합니다. 때문에 고정되고 닫힌 형식을 갖기 보다는 순간의 몸의 감각을 담아낼 수 있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형식에 더욱 흥미가 있습니다..read more